마음에 남았던 문장
요즘 고객들은 마케터가 의도한 바를 너무나 쉽게 간파합니다. 마케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만 쉽사리 따라주지 않습니다.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갖길 원합니다. - p.18
마케터라는 직업, 만만하지 않다.
먼 과거에는 정보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전문적으로 정보를 돈을 받고 파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지금도 있습니다.) 정보는 굉장히 귀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던 자산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과거보다 훨씬더 많은 정보를 이제는 좀 더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이 등장하고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됨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 대한 정보도 터치 몇 번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어떻게보면 대단한 시대에 살고 있는 셈입니다.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시대에 들어서면서 마냥 좋은 일만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긍정적인 부분에서의 발전이 있으면 양날의 검처럼 부정적인 부분에서의 변화도 생겨납니다. 수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정보 속에서 가치있는 정보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인지 거짓인지 근거를 찾아야하고, 다양한 정보를 탐색하고 비교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올바른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됩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많아진다는건 긍정적인 변화라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아는 사람만 알았던 정보를 활용해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이득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주유소 가격표가 없던 시절에는 주유소끼리 담합하여 보다 높은 이익을 가져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유금액 공개를 법으로 의무화하면서 소비자들은 합리적(이라 생각하는)가격에 주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인터넷에서는 전국 주유소의 가격표를 매일 공유하는 사이트가 개설되어있기도 합니다.
마케팅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정보를 구하기 어려웠던 과거에는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갈 수 있었던 이벤트나 행사였다면 이제 소비자는 '합리적인' 것을 찾기 위해 검색합니다. 정보를 탐색합니다. 탐색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들면 돈이나 에너지를 지불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좀 더 합리적인, 논리적인 방법으로 마케팅에 다가가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어떡해야 고객의 마음을 의도대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배경은 역시 '정보를 구하기 너무 쉽기' 때문입니다. 이게 잘못된 현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마케터들은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케터라는 직업은 참 힘들어보입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트렌드가 바뀌는 속도가 과장해서 말하자면 매일 새로운 트렌드가 생긴다 생각할 정도로 빠릅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어떡해야 마케터가 원하는 것을 그럴 듯하게 가리고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공법을 활용해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원하는 것을 노출하는 방법으로 승부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정말로 치밀하고 교묘하게 의도를 숨기고 접근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확실한 것은 다양한 고객군이 있는 것처럼 하나의 완벽한 정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결정장애와 마케팅
많은 정보가 있고 동시에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면 오히려 선택하기를 어려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는 결정을 잘 못하거나 계속해서 미루는 사람들에게 '결정장애'가 있다고 합니다.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천성적으로 결단을 내리길 어려워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주어진 선택지가 모두 너무 가치있는, 포기하기 아까운 가치가 담겨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유형에 대한 해결방법이 다양하게 있지만, 그럼에도 결정은 여전히 이들에게 힘든 일입니다.
저는 결정장애가 있는 편입니다. 위에 언급한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들 유형 중 후자에 속합니다. 선택지가 여러가지면서 동시에 모든 선택지가 포기하기 어려운 가치가 있다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누가 대신 결정해주거나(선호하지는 않지만 너무 힘들때는 가끔 요청하기도 합니다.), 정보를 찾고 찾아 최대한 효율적인 방향으로 선택을 하도록 좀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합니다.
혹은 아예 가치로 결정할 수 없다 하는 수준이라면 마케팅 방법을 비교합니다. 교묘하게 의도를 숨겼는지 아니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지를 말입니다. 사람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저는 이러한 상황이라면 정공법을 활용한 용기에 손을 들어주고자 솔직하게 목적을 이야기하는 마케팅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책에서 사용하는 단어 중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이는 곧 '많은 정보'와 깊이 관련이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고객이 마주하는 다양한 정보를 '경험'으로 판단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의미를 부여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인에게 더 가치있는 마케팅을 향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마케터는 고객에게 효과적인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고객보다 훨씬 더 많은 경우의 수를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몇 배, 몇십 배 이상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고객의 입장에서 활용해야 합니다.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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